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균형감이 좋은 공간에서는 머무는 사람들에게도 영감과 울림이 전해진다. 그래서 설계자는 미래의 방문자들이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수없이 더하기와 덜어내기를 반복한다. JKNA 건축사사무소 조찬욱 건축사 역시 공간을 통해서 사람들이 맞이하게 될 경험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농촌의 허름한 한옥으로 스쳐 지나갔을 장소를 새로운 서사와 가치를 담는 상업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리당’의 변모에서 섬세한 감성을 읽을 수 있다. 

조찬욱 건축사(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조찬욱 건축사(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머무름이 이로운 공간 '사리당'에서의 특별한 경험

사리당은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 사리'라는 작은 농촌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본래 사찰이 많은 마을이라는 ‘사리(寺里)’이지만 '마을 (里) 리'를 '이로울 (利) 리'로 재구성하여 건축주만의 철학이 담긴 “머무름이 이로움으로”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기존 한옥은 전통적 배치인 ㄱ자 형태로 내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수리하면서 살아온 전형적인 옛 주택이었다. 한옥을 메인 공간으로 고유한 고즈넉한 정취를 조성하고, 별동을 추가 증축하여 고객과 관리자 공간을 분리해 배치하였다.

기존 한옥은 외부벽체를 걷어내고 통창을 통해 안에서 보는 풍경과 밖에서 보는 풍경이 경계없이 조화롭게 연결된다. 별관은 본관 한옥과의 조화로운 연결을 위해 간결하고 담백한 형태로 존재해 시퀀스를 따라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옥외공간에도 수공간과 같은 매력적인 터치가 더해져 내외부 공간의 흐름이 입체적이다.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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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자료제공=JKNA 건축사사무소)

조찬욱 건축사는 “프로젝트의 기획의도에 따라 구체적인 부분들은 변화하지만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기본’이다. 설계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공간이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에 대한 ‘역할’을 생각한다”고 전한다.

그래서 JKNA건축사사무소는 ‘진정성’과 ‘즐거움’이라는 모토로 프로젝트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건축주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니즈를 파악하고 진심을 다해 디자인과 서비스 제안은 물론 일련의 과정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게 만들어 가려고 노력 중이다.

품격있는 공간을 모색 중인 조찬욱 건축사는 앞으로는 공공건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현재 거주 중인 경기도 평택을 시작으로 시민들을 위한 공공건축에 자신의 역량을 선보이고 싶다. 그리고 동네 건축사로서 건축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예전에 자기 계발 서적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관리는 일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반면 리더십이란 것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관리라는 것은 성공의 사다리를 효율적으로 오르는 것이라면 리더십은 그 사다리 자체가 똑바로 된 벽에 기대어져 있는지 아닌지 자체를 판단하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이 문장이 주는 영감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건축사가 되기를 스스로 희망하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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