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도시의 삶을 담는 장치로서 여러 사람들의 삶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여러 용도의 공간들을 거쳐가며 사람들의 삶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대로 된 기능을 해 낼 수 있도록 잘 짜여진 프로그램을 담아 구축된 공간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의 표정을 바꿔줄 것이다. 세 등분의 수직 방향의 볼륨이 시선을 끄는 「세상자」를 설계한 라움 건축사사무소 방재웅 건축사를 만났다.

라움 건축사사무소 방재웅 건축사
라움 건축사사무소 방재웅 건축사

라움 건축사사무소는 젊은 건축인들이 주축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선배 건축사들에 비해 부족한 경험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 건축주의 입장에서 건물을 짓고자 라움프로젝트(주택, 사무실, 인테리어 등)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그간 느꼈던 건축주의 고충과 고민 등을 겪은 경험들이 설계에 묻어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6년 창업 당시에는 미학을 위한 건축설계를 추구했다면, 현재는 건축주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이 만나 좋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건축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세상자 북동측 전경(사진=윤동규)
세상자 북동측 전경(사진=윤동규)

「세상자」는 양평군 용문지역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로서 지역주민의 보행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축물의 규모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원했던 요구사항을 구현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건축주의 절충점을 찾는 고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보행 및 차량 통행에 유리하도록 디자인할 경우 임대상가의 쾌적성과 규모의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전체 상가의 볼륨에서 대지 내 보행과 차량 동선을 검토하고 불편함이 없는 범위의 1층 통로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대지 형태를 따라 사선으로 만들어진 통로 공간은 수직·수평선으로 이루어진 박스 형태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요소가 되었고, 직사각형의 평면에 필요한 부속 공간만큼만 요철을 주어 디자인하여 임대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북측 전경(사진=윤동규)
북측 전경(사진=윤동규)
세상자 전경(사진=윤동규)
세상자 전경(사진=윤동규)

“건축주가 선호하는 재료가 있는 경우 재료의 특성을 고려하여 설계하게 되지만 통상적으로 재료의 물성과 지역 특성, 건축주의 성향에 맞도록 재료를 매칭하게 된다. 세상자의 경우 맞은편에 성당 건축물이 벽돌로 만들어져 있어 지역건축물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여 벽돌을 선정하였다.”

“임대공간의 특성상 어떤 업종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범용성에 맞추어 설계를 해야한다는 점이 임대상가 설계 시 가장 큰 고려사항인 것 같다. 세상자는 지역주민을 위해 용문지역에 부족한 병·의원만을 임차인으로 선정하기로 건축주가 결정하였다. 이에 맞추어 평면을 구성하기 위해 약국, 병·의원의 배치 등을 고려하여 직사각형의 평면에 발코니 공간을 두고 그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부분들에 다용도 공간이 구성되도록 하였다.”

방 건축사는 이번 프로젝트가 특별히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건축주의 의지가 있어 수익성보다는 지역과의 관계성을 고려하고 배려할 수 있는 설계를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한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테라스(사진=윤동규)
테라스(사진=윤동규)
테라스(사진=윤동규)
테라스(사진=윤동규)
1층 소매점(사진=윤동규)
1층 소매점(사진=윤동규)
4층 사무실(사진=윤동규)
4층 사무실(사진=윤동규)
5층 에어로빅장(사진=윤동규)
5층 에어로빅장(사진=윤동규)
계단(자료제공=라움건축사사무소)
계단(사진=윤동규)

방 건축사는 설계를 하다보면 “건축주는 모두 다 다른 요구사항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부분이 ‘가성비’였다. 우리가 직접 건축주로 진행했던 더 라움 주택 신축이나 더 라움 서울 사무실 리모델링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느꼈던 점 그리고 살면서 느낀 점 등을 공유하다 보면 조금 더 건축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가 수월했다”면서 건축주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방 건축사는 요즘 급변하는 시대를 건축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건축설계는 수주로 지속적인 업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갑자기 많은 업무가 많아지는 것보다는 꾸준하게 업무가 들어오는 게 좋은데, 건설경기는 사이클이 있어 설계수주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이어가기가 어려워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항상 잘 해야 하는 직업군인 것 같다.”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 법규 등은 대한건축사협회의 뉴스레터와 양평지역건축사회의 연락망 등을 통해 팀원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라움 건축사사무소도 벤처기업으로서 스마트건설기술을 통해 감리현장을 관리하는 스마트감리시스템을 개발하여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점점 설계자와 감리자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어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6년차 건축사로서 아직 소규모 건축물만 설계해서 라움 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스마트건설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들의 사옥을 지어보고 싶다. 아직은 다들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지만 기술이 성공적으로 보급되어 성장하면 그들만의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그들만을 위한 공간을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동원하여 최고의 회사 공간을 설계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앞으로의 행보도 들어보았다.

저작권자 © 건축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