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민 건축사사무소 손경애 건축사

경기도건축사회 여성건축사들의 프로젝트와 건축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유연하고 견고하게 건축을 모색하다」세번째 인터뷰이로 해민건축사사무소 손경애 건축사를 만났다. 손경애 건축사는 성남지역건축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건축사뉴스에서도 다양한 시선으로 건축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해민 건축사사무소 손경애 건축사
해민 건축사사무소 손경애 건축사

Q. 아리재(我利齋)에 대해 먼저 얘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 

주택인만큼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을텐데요 . 먼저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들을 하셨나요 ?

은퇴를 앞둔 건축주는 도심 속 경사 지형의 작은 단독주택 부지를 구입하고, 서로 간섭이 없는 두 가구를 원했습니다. 

먼저 두 가구의 출입동선을 대지 양쪽 끝 방향에서 각각 진입시켜 별도의 독립된 공간들로 계획하였고, 분리된 동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중정과 노후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반영하여 코어와 매스를 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지하층 앞쪽 공간은 공동의 주차장, 1층 화단이 있는 가구, 지하층에서부터 시작되는 건축주의 작업 창고, 1층의 중정마당과 2층의 생활공간, 다락에는 하늘이 보이는 안주인 개인공간과 담소를 나누며 뒷산 및 야경을 볼 수 있는 평지붕을 연결하여 작은 대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공간을 컴팩트하면서도 연속성이 있는 흐름의 수직동선 체계로 계획했습니다.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이번 프로젝트에서 특별히 다르게 봐야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첫째는 채광이였어요. 밀집된 도심 속 북쪽도로를 앞에 두고 있어 채광이 불리한 작은 대지라 중정마당을 두고 창을 서로 중첩 연결하여 채광에 유리하도록 반사광과 환기에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 중정에서 주인 세대와 1층 가구 간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 1층 가구 중정 쪽 벽면에 특수 고창과 바닥 낮은 창을 두어 서로의 시야를 가리면서도 하늘의 볕을 받고 꽃과 잔디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번째는 작지만 1·2층 내부의 중정을 중심으로 복도와 공용공간을 연결한 내부 동선체계를 계획함으로서 외부공간이 내부로 연결되는 효과를 가져와 작은 공간들이 확장되어 여유 있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밀집된 무거운 매스를 분절하였어요. 1층 가구의 작은 화단을 중심으로 하늘까지 수직으로 나누고 후퇴시킨 작은 공간에 나무를 심어 입체적인 변화를 주었습니다.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아리재(자료제공=해민 건축사사무소)

Q. 그간 작업들을 연결해주는 맥락이라고 할까요? 설계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모든 대지 위의 건축은 그 대지를 기반으로 주변 경관과의 조화, 사용자의 목적과 요구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 위치에 적절한 미적코드, 유지관리를 위한 재료선택, 건축물의 목적과 예산 등 사업성까지 많은 시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접근 하려고합니다. 대지가 갖고 있는 맥락과 특성, 건축주나 건축물의 용도 등과 맞는 느낌과 형태, 컬러 등을 선정하여 디자인의 큰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Q. 내가 사용할 공간이 아닌 건축주의 주문에 맞춰 공간으로 구현하는 일은 쉽지 않을텐데 ,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공간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노하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특별한 노하우는 없고요. 건축주가 편하게 생각하는 장소인 대지 및 대지 주변 등에서 주변 환경 등 현장 관련 이야기들을 합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편안하게 소소한 대화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건축주와 관련된 사용자의 가족관계 및 구성원의 스토리, 직업, 마인드, 건축물의 목적 및 사업성 등 많은 데이터를 얻게 되죠. 자연스럽게 점점 친해지면서 관련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Q. 건축주가 재료를 정해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디자인과 기능을 충족시킬 재료들을 선택할 때 어떤 고민을 하시나요 ?

먼저 건축주가 좋아하는 재료 및 컬러의 파악, 주변과의 조화, 유지관리, 예산에 맞춘 자재, 시공자의 역량, 디자인 방향에 어울리는 소재 등을 파악하여 선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건축주가 좋아하는 블랙과 회색 벽돌을 사용하여 쌓기변화를 통해 재료의 질감을 부각시켰어요.

Q. 최근 작업을 진행하면서 건축사로서의 고충 ,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값비싼 재료에 인테리어까지 관련된 요구사항들이 많아지고, 상승하는 공사비와 점점 강화되는 법적 규제에 맞추어야 하는 설계 작업은 지난한 시간과 고도의 에너지가 요구되는 작업임에도 적절한 설계비를 지불하는 것에는 많이들 인색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되는 갈등과 역량 없는 저가의 시공자 선정으로 원하는 성과 구현이 안 되고 있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Q. 법규에서부터 기술 , 매일매일이 엄청난 속도로 바뀌고 있는데요 . 최근 주목하고 있거나 새롭게 시도하려고 관심을 두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

아무래도 지구 환경에 많은 문제들이 생기다보니 리사이클 및 에너지 절감 관련된 패시브 건축이나 철거가 아닌 변형 가능한 융통성이 있는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 창조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계시고 , 어느 정도 업무도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신 것 같습니다 .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녹여 한번쯤 제대로 설계해보고 싶은 공간이 있나요?

아마도 평생 제대로된 공간을 설계하기는 어려울듯합니다.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항상 후회스럽고 못 마땅한 부분들이 많으니까요. 작은 바램이라면 개인만을 위한 독특하면서도 따뜻함이 담긴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공간들을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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