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대 경기도건축사회 왕한성 회장을 만나다

햇살이 좋은 9월.
늦은 감이 있지만 왕한성 27대 경기도건축사회 회장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회장선거당시 포스터에서 느낀 이미지 같이 사람 좋은 인상을 하면서도 전진하는 전차 같은 활력이 느껴지는 이미지에, 기자는 살짝 위축이 되는 듯 했다.
그런 기자의 마음을 아는지, 재치 있는 농담을 먼저 건네는 왕한성 회장의  배려 덕에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으로써 경기도협회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협회 이야기를 하기 전에, 경기도가 어떤 곳인 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인구수가 대략 5,170만 명입니다. 그 중 경기도에 거주하는 인구는 1,287만 명이죠.
서울 986만 인구수보다도 많고, 각 시,도중에 가장 많은 인구비율을 차지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299명중에서 경기도가 60명입니다. 20%의 상당한 비율을 차지합니다.
또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30명중에서 경기도 소속위원이 9명.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산업구조만 보아도 서울에는 서비스 산업 등이 주를 이루고 사실상 경기도에서 모든 산업구조를 장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가 있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저희 대한건축사협회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건축사협회회원이 15,000명이 조금 안됩니다. 이중 경기도가 1,600명입니다.
경기도건축사회 회원 수는 1년에 100명 이상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신규 가입뿐 아니라 서울 등의 타 시,도, 군에서 전입해 오는 회원수도 상당합니다.
서울건축사회가 공식적으로 2,500명 정도의 회원이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건축사협회의 선거 실제 유효투표수를 보면 2,000명 미만입니다.


하지만 저희 경기도 건축사회의 유효투표수는 1,500명 이상입니다.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 하는지 감히 말씀드리자면, 향후 5년 이내에 서울건축사회와 경기도건축사회의 입지가 역전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전국에서 경기도건축사회의 회원 수가 가장 많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경기도건축사회가 대한건축사협회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기도건축사회에는 인재들이 많습니다. 또한, 타 지역과 다르게 소속 건축사들이 모두 젊습니다. 이는 우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건축사회에 대한 swot분석을 해보았습니다.
<SWOT분석 – 기업의 내부 환경과 외부환경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기법>
강점(strength) - 젊은 인원이 많습니다. 이것은 일할 인원이 많다는 것이고 인구수나 위치적으로도 대한민국 중심에 있는 도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약점(weakness) - 서울과 인접되어 있다 보니 설계, 감리 비용 등에 있어 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위주에서 탈피해야합니다.
기회(opportunity) - 인원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기회입니다. 이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위협(threat) - 전국에 건축사 관련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건축사의 사회적 책임을 너무 과하게 묻고 있어 몇몇 사건만 터져도 건축사라는 직업 자체가 매장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사회적 분위기도 바꿔야겠지만 회원들도 예전과 같이 업무의 범위와 방식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정당한 비용을 받고 정당한 업무를 제공해야 합니다.

왕한성 회장의 말을 들으며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한 통계수치를 언급하며 경기도의 현황과 경기도건축사회의 SWOT분석까지 술술 이야기 하는 그의 언변에 매료되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기자의 모습을 마주했던 것이다.
마치 연륜 있는 교수님의 전문 브리핑을 듣는 기분이랄까?
왕한성 회장은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박사학위를 소유한 건축사협회의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다.
출신학교와 학위의 수준을 떠나 간단한 기자의 질문에 저런 전문적인 대답을 술술 펼쳐내는 왕한성 회장이 경기도건축사회의 수장이라는 것이 믿음직하고 뿌듯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Q. 예전 선거 때 질문 드리긴 했습니다만, 회장님은 무엇 때문에 경기도건축사회의 회장이 되셨을까요?

A. 사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경기도건축사회의 회장에 출마하려 하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할 일도 없는데 명예욕에 젖어 출마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단연코 말할 수 있는데 명예 때문에 회장을 하려 했던 것이 아닙니다.
경기도건축사회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 회장이라는 명예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미래준비위원회 등을 통해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지만 회원들을 위해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노후준비, 복지, 먹고사는 문제 해결.
저는 경기도건축사회 회원들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위해 회장이 되고자 한 것입니다.

 


Q.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이 돼서 가장 먼저 하신일은 어떤 걸까요?

A. 이미 공문 등을 통해 아시겠지만. 8월 31일 부로 그동안 불미스러웠던  많은 일들을  정리하여 끝냈습니다. (선거관련)
50여년 경기도건축사회 역사에 그런 치욕적인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됩니다.
철저히 단속되어야하고 소모적인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잘 마무리 되었다 생각하고, 이제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Q. 그럼 앞으로 하시고자 하는 일은 어떤 일이신가요?

A. 가장 시급하게 하고자 하는 일은 허가권지정 감리와 상주감리를 제외한 감리업무을 해당 시,군에서 경기도건축사회나 각 지역건축사회로 위임할수 있도록  조례등을 통해 합당한 문구로 명문화 하려 추진 중에있습니다.
이미 전국 17개 시, 도 중 15개 시도가 시행하고 있습니다.
시행하지 않고 있는 지역은 경기와 전남뿐입니다.
저는 이 일을 먼저 해결해 경기도건축사회 소속 건축사들의 일거리 확보를 하고자 합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선 공정위, 해당지자체 등 많은 문제들과 직면합니다만 꼭 해내려합니다. 그래야 우리 경기도건축사회원이 삽니다.

 

Q. 너무 큰일을 추진하시는 것이라 감리에 대한 지정권한을 경기도건축사회에 위임하는 것 말고 다른 일을 추진하시기는 벅차실 것 같은데, 혹시라도 준비하시는 또 다른 일이 있으실까요?

A. 아까 잠시 언급한바 있습니다만 제가 출마당시부터 주장한 ‘미래준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민간설계공모제’입니다. 사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감리지정권한만을 추진하기에도 벅찬 상황입니다. 부딪쳐야 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감리지정권한만으로는 우리 경기도건축사회 회원이 먹고살만할까? '에 대한 의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민간설계공모제’를 추진해 제 임기 안에 시행하고 차기 임기에서는 안정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Q. ‘민간설계공모제’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일정규모 이상의 설계를 경기도건축사회가 지도해서 설계공모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에 대한 설계의뢰가 들어오면 저희 경기건축사회 소속건축사들이 계획안을 제시하고 건축주와 맞는 건축사와 설계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단지 설계로 끝나지 않고 시공까지 연결되는 CM형태가 되는 겁니다. 이 공모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공사를 회원사로 입회시켜 입회비도 받고 입찰에 관계된 수수료를 실적수수료로 받는 것이죠.
LH의 하우빌드 같은 것을 경기도 건축사회서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회관, 연금, 직원복지 등 많은 일들이 해결됩니다.
지금 추진하는 속도라면 제 임기 중에는 민간설계공모제를 시작하고, 성과를 조금씩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한 5년 이내에는 손익분기점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5억짜리 공사를 해서 2%만 수수료를 받아도 1,000만원입니다.
저희 경기도, 공사 건수가 많은 곳입니다. 이게 누적되면? 경기도건축사회는 막강한 자본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Q. 좋은 생각이지만, 어쩌면 경기도 협회에 자주 출입하는 건축사들에게만 유리한 공모제가 되지 않을까요?

A. 아니죠. 절대 아니죠. 이것은 경기도 건축사회 뿐 아니라 경기도건축사회 소속 지역건축사회를 살리는 방안입니다.
경기도 23개 지역. 적용되는 조례도 많고 현지 상황도 다 다릅니다. 결국 의뢰 들어온 지역의 건축사가 그 일을 가장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자리 잡힐 때까지는 경기도건축사회가 주도가 되어야겠지만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경기도건축사회에서 보장하는 지역건축사회에서 주관하게 될 것입니다.

 

Q. 설계비 등에서 시장에 혼란이 올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공모제에 나오는 설계비와 지역에서 받는 설계비가 다른 것 같은?

A. 민간설계공모제에서 다루게 될 시장은 지역건축사님들이 주로 활동하시는 시장과 전혀 다른 시장입니다. 민간이, 질 좋은 건축물을 만들고자 직접 경기도건축사회에 문을 두드린 거지요. 질 좋은 건축을 설계부터 시공까지 경기도건축사회에서 관리합니다.
이는 설계비를 함께 상승시키는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확신합니다.
설계공모제에서의 설계비는 20만원? 혹은 그 이상이 되겠지요.
설계공모제를 통한 멋진 건물이 지어지고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건축사회가 인증한 건축물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럼 민간건축주들에게도 설계공모제로 건설된 건물의 기회비용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겠지요.
그럼 이미 본 눈이 있는데 저가로 설계하는 건축물에 대한 신뢰가 있을까요?
저는 설계비가 민간공모제 수준으로 맞춰질 꺼라 생각합니다.
설계비가 올라가면서 일반수주 건축물의 설계수준도 높아질 것입니다.
건축물의 수준도 상승되고 건축사의 사회적 입지도 상승될 것입니다.
미래는 플롯 폼을 가진 자와 플랫폼을 못가진자로 판결날 것입니다.
민간설계공모제는 구글 같은 경기도건축사회의 플랫폼을 만드는 일입니다.

 

Q. 민간설계공모제가 잘 안정되면 정말 경기도건축사회의 길이 남을 사업이라 생각됩니다. 그럼 시공사들만 저희 회원으로, 예를 들면 특별회원 등으로 입회되는 건가요?

A. 자재까지 흡수할 것입니다. 그래야 시장이 더 커집니다.
본협에서 자재에 대한 홈페이지도 만들고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는 민간설계공모제에 실제 적용되는 자재를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한치과협회 인증칫솔 같은 것입니다.
경기도건축사회 인증자재. 경기도건축사회 인증 건축물.
협회에서 인증하는 자재를 사용한 건축물이라는 것에 대한 신용도는 상당할 것입니다. 의사협회 인증 000. 많지 않습니까? 그 물건을 구입하는 이유는 그 협회에 대한 신용도가 크게 작용합니다. 건축사협회 인증 자재와 건축물.
건축계의 최고 집단인 건축사협회가 인증한 것입니다. 매력 있지요?
11월에 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것입니다. 경기도건축사회 1,600명 회원의 동의와 지지를 받고 내년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꿈을 꿔야 꿈을 이룹니다.

 

왕한성 회장이 추진하려 한다는 ‘민간설계공모제’에 대한 대략의 설명을 들었을 뿐인데도 추진이 되었을 때의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건축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저가, 덤핑수주, 난공사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민간설계공모제’가 가져올 직접적인 영향도 기대가 되었지만 그것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가 결국 건축계를 안정화 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가 어떻게 이 일을 추진할지 그리고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호기심과 깊은 관심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왕한성 회장이 추진하려는 일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으니, 지금 건축계를 들썩거리는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을 하고 싶어졌다. 바로 면대 이야기다.

 

 

Q. 최근 건축사면허대여에 대한 징벌을 강화한다는 보도도 있고, 일부 회원들에게서 면대건축사가 회장인 지역도 있다는 소문이도 나돌며 면대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면허 대여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건축사면허대여에 대한 문제는 협회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50여 년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사실 전 면허대여에 대한 근본적 문제는 미래준비위원회에서 하는 일이 잘 추진되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금으로 매년 5000만원이 나온다고 가정해봅시다. 과연 면허대여를 하겠습니까?

결국은 먹고사는 일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면허대여 하시는 분들에게 동조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해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말했지만 결국 살아가는 문제고, 돈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면대건축사에 대해 야유와 경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면대건축사도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면대건축사가 탈출할 수 있는 재정(연금)을 주면 그런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건축사의 재정이 해결 안 되면 면대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 해봐야 해결이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 건축사의 업무 시스템상 면대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건축사보라는 시스템이 있어 건축사보가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의사가 직접 진료하는 것을 빗대어 건축사가 직접 도면을 그리고 일을 해야 한다?
혹은 소속직원이 도면을 그리는 것은 면대가 아니다?
면대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건축이라는 일의 특성상 의사, 변호사와 같이 건축사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 할 수는 없습니다.
면대에 대한 정의를 제대되어야 하고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한 면대에 대한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정의가 있는 상태에서 면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징벌에 대해 이야기 해야지  가십거리처럼 이야기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면대에 대한 폐해는 누구보다 면대건축사가 더 잘 알 것입니다.
명백한 기준이 있은 뒤에 면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면대건축사에 대한 왕회장의 대답을 들으며 마음이 참 큰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한성회장은 결코 면대건축사에 대한 옹호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동료 건축사로써 비난하고 멸시의 말을 쏟아내는 것은 자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면대의 정의가 제대로 서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감히 면대라고 불려서도 안 되는 것이다. 또한 면대건축사에게 탈출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 그 문제가 해결되면 건축계 최고의 엘리트집단인 건축사가 면허대여 등의 일에 휘말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협회에 방문한 몇몇 건축사님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친근해 보였다. 그러면서 예전과는 조금 다른 협회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Q. 예전보다 협회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좋아진 것 같습니다.
회장님이 되신 이후로 회원 화합 등을 위해서 특별히 하신일이 있으실까요?

A. 저는 사실 회장되고 1년간은 소주만 먹고 다니려고 했습니다. (웃음)
회원 없는 지역건축사회는 없고 지역건축사회 없는 경기도 건축사회는 없습니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 아닙니까?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부터 지역건축사회에서 돌아가면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워낙 넓다보니까 경기도건축사회에서만 회의를 하다보면 너무 먼 거리 여행을 하셔야 하는 지역회 건축사님들이 많습니다.
서로의 지역회 소식도 듣고, 상황도 보고, 오고 가며 서로 인사한다는 생각으로 지역건축사회를 돌아가며 회의하고 있고 오늘도 인터뷰가 끝나면 다른 지역 건축사회로 회의를 하러 갑니다.
그 덕분인지, 많이 화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선거 이후 분열되었던 많은 것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고 오해가 해소되고 자주 만나다 보니 단합이 되고 있다.
경기도 건축사 체육대회도 고양에서 열린다. 큰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회원들의 화합만큼이나 지자체와의 유대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노력? 을 하고 계신가요?

A. 지자체와는 멀어도 안 되고 너무 가까워도 안 됩니다.
지난 8월 31일 교통정리를 한 후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형식적인 간담회는 지양하겠습니다. 거부합니다. 지자체의 전시행정에 우리가 동조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아서 고개 숙이고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으로써 부딪쳐야할 일이면 부딪칠 것입니다.
어쩌면 회원님들이 불편해지실 상황이 생길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딪쳐서 고칠 수 있고 편안해 질 일이면 부딪칠 것이고 만일 정말 회원들이 불편해질 일이면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또한 법을 만들고 조례를 만드는 분과 이야기 할 것입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서 안 되면 간접적으로 협조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지자체와 대처하는 것에서 거리낄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당당하면 관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하고는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부딪치겠지만 유한 관계는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역시 기자가 처음 왕회장에게 느꼈던, 돌진하는 전차의 느낌을 그대로 담은 대답이었다.
어쩌면 그동안 건축사회는 너무 저자세는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왕한성 회장의 '바꿀 것은 바꾸겠다, 전시행정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말에 통쾌함이 느껴졌다.
문득 건축사회원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건축사의 권리를 위해서는 불물가리지 않을 것 같은 왕한성 회장은 어떤 봉사활동을 할지 궁금해졌다.

 

 

Q. 회원에게는 한없이 마음이 따듯하신 분 같은데, 왕한성 회장님은 봉사활동을 하시나요? 경기도건축사회 차원의 봉사활동 등의 계획은요?

A. 저는 땀 흘리며 하는 봉사를 좋아합니다.
단순히 연탄 나르는 그런 봉사 말고, 돈으로 하는 그런 봉사 말고, 우리가 갖고 있는 재능을 살리며 하는 봉사.
집수리 마을꾸미기 같은 봉사를 아주 오래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건축사회도 봉사를 해야 합니다. ‘건축사’라는 직업 자체가 공인입니다.
공인은 사회적 책임이 있고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합니다.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우리는 혜택 받은 상위계층의 사람들입니다. 국가에서도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직업입니다.
받은 것의 다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받은 혜택의 일부는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하는 봉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몸으로 부딪혀 봉사가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건축사회 봉사단 발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뿐아니라 건축사의 재능을 이용하여 몸으로 봉사하는 봉사단을 발족해 건축사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Q. 많은 일들을 추진하려다 보면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은데요. 왕회장님의 애로사항은 무엇일까요?

제가 회장이 되고 느낀 건, 생각보다 회장직이 체질에 맞는다는 것입니다. (웃음)
회원님들 모두 잘 도와주십니다. 정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더에게 가장 위험한 일은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옳다고만 하는 집단은 위험합니다. 발전이 없고 독단만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희 경기도건축사회의 몇몇 분들은 부탁을 하지 않아도 브레이크를 걸어주시고 체크를 해주십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진심으로 더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분들은 반대를 하시는 게 아닙니다. 또 다른 의견, 확인해야하는 의견들을 제안해주시는 겁니다. 결국 일을 잘 되게 하기 위해 의사를 밝혀주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반대의견 조차 반대가 아닌 잘되게 하기 위한 애정의 의사라 표현하는 왕한성 회장은 분명 경기도건축사회의 많은 안건들을 누구보다 현명하게 처리하고 바른 길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음 왕한성 회장의 일정 등의 문제도 있고 너무 오랜 시간 시간을 뺏을 것 같아 마무리 질문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경기도에 위치한 건축사들의 직원수급문제가 심각합니다. 지난 회기에서는 산학협력위원회로 극복하고자 했는데 왕한성회장님은 어떤 방안을 갖고 계신가요?

A. 저의 임기가 시작되고 산학협력위원회에 대해 유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실효성에 대한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희 경기도건축사회와 각 지역 대학교가 MOU 많이 맺었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직접적으로 온 적이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는 MOU실적을 쌓기 위한 MOU였고 우리는 생색내기 식의 MOU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실적을 위한 산학협력은 필요 없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수급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래준비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을 많이 하시는 건축사님들도 계시지만 일이 없어 쉬시는 건축사분들도 계십니다.
우리, 건축사끼리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력 있는 건축사와 함께 파트너쉽 하면서 윈윈하는 상황을 만들면 직원수급의 문제도 해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사들끼리 협조할 수 있는 상황을 미래준비위원회에서 만들어 내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의 경우 일명 메이져출신으로 지역건축사회의 상황을 잘 몰라 대한건축사협회의 방향이 서울에 입지한 몇몇 대형 건축사사무소에 맞춰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석정훈 회장님께서는 오로지 회원만을 생각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오로지 회원만 생각하는 그 마음이 변치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한건축사협회가 회원을 위해 법을 바꾸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경기도 회장으로써 우리 식구들부터 제대로 챙길 것입니다.
우리 경기도건축사회의 안녕, 재산, 권위를 챙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도 건축사 회원들과 23개 지역회장님들과 임원님들이 뒷받침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함께 가야 합니다.
석정훈 회장님은 각론을 모아서 원론적인 것을 해결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각론이라 함은 17개 시,도
원론이라 함은 원초적으로 해결돼야 할 일들을 이야기 합니다.
저는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직위의 있는 동안 회원님들을 잘 모시고 직원들을 잘 보듬는 게 저의 직무라 생각합니다.
저의 직무와 방식이 석정훈 회장님의 직무와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합니다.

 

 

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
새로 시작되는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이 왕한성회장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터뷰가 조금 늦어져서 왕한성회장을 회원들에게 소개하는 시기가 늦어졌음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조금 더 그분의 생각을 일찍 알았더라면, 그분에 대해 조금 더 알았더라면 더 많은 지지를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마지막 본협회장에 대한 즉답을 살짝 피해 비유로 대답했지만 아마도 왕회장의 대답은 본인도, 본협회장도 회원을 가장 위하고 섬기는 회장이 될 것이고, 돼야 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경기도건축사회는 27대 왕한성 회장을 선두로 또 다른 변화의 바다에 뛰었다.
물론 시작은 거센 파도를 만나 힘들고 어렵게 시작되었지만 왕한성 회장은 파도를 온몸으로 맞고 선 선장처럼 잘 뚫고 지나와 이제 잔잔한 바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제 적정한 순풍이 불어와 돛을 펼 수 있다면 경기도건축사회는 또 다른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그의 앞길에 순풍이 불어 경기도건축사회가 대한건축사협회의 으뜸이 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건축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