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의 남녀위치 방향은 사회적 통행방법의 규정과 달리 세계 어디에도 이를 법적으로 규정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공동체 사회에서 통행량이 많아지면서 상호 사고의 위험이 있어 통행방법을 규정했지만, 화장실의 남녀 위치 선정은 위험과 관계가 없어 이를 규정하지 않았다.

눈부신 문화의 발전을 이룬 21세기에는 혼돈 보다는 질서를 만들 시점이다. 새로 정하는 화장실의 남녀위치 방향은 처음 규정되는 것으로 세계 기준이 될 것이기에 신중해야 한다.

방향은 인문사회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방향과 물리적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나눌 수 있으며 여기서는 물리적인 방향만 살펴보기로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 중 ‘살아있는 것은 움직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움직임이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조건이 된다. 그러나 ‘죽은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죽은 것도 새로운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데 다만, 우리가 인지를 못 할 뿐이지 생사의 모든 것은 움직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방향에도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 방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자연에서 일어나는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자연적 방향

자연 안에는 무한한 생명이 움직임을 가지고 살아간다. 단, 여기서는 자의적으로 순간에 방향을 변경할 수 없는 것 중에서 인간의 눈으로 인식이 가능한 존재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대상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대부분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전향력 및 태양의 움직임에 의해 일어난다. 이 방향 모두 일정한 것은 아니고 영향을 주는 요소에 따라 또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1) 자전의 영향 :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회전력을 전향력(轉向力)이라고 한다. 이는 욕조 및 변기의 물이 내려갈 때, 태풍, 토네이도 등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방향이 결정된다.

지구의 자전은 서에서 동쪽으로 돌고 있어 위 요소들이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돌게 된다.

   < 태평양에 나타난 두개의 태풍 - 출처: cnn>

 2) 햇빛의 영향 : 식물이 자랄 때 곧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미미하게 돌면서 자란다. 식물이 도는 방향은 지상식물(地上植物)의 경우 햇빛, 지중식물(地中植物)인 경우 전향력의 영향을 받게 된다.

지상식물의 경우는 광합성(光合成, 빛에너지 이용)을 위하여 움직이는 태양을 쫓아가야 하므로 북반구에는 시계방향으로 돌고 남반구에서는 그 반대가 된다.

하지만, 지중식물의 경우 햇빛의 영향을 받지 않아 태양의 동선과 관계없고 오히려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북반구에서는 반시계방향이 된다.

<남양주 흥국사대방 기둥들의 도는 모습>

요약하자면, 전향력을 받는 자연요소에는 태풍과 토네이도(회오리) 및 욕조에서 내려가는 물 등이 있고 또 지중식물이 도는 방향이 있다. 그리고 태양의 동선에 영향을 받는 것은 지상식물이다. 전향력과 태양의 동선은 서로 반대 방향이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자연요소들은 서로 반대 방향을 가지게 된다.

지역별로는 서로 반대로 나타나는데 이는 적도를 중심으로 한다. 즉, 북반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은 지상식물이고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은 태풍, 토네이도, 욕조에서 물이 내려가는 방향 및 지중식물이다.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게 된다.

필자는 그동안 오래된 전통건축에 대해 정밀실측설계를 진행해 왔다. 조사결과 건물들이 대부분 시계방향으로 돌아앉아 있었다. 어느 순간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인지 궁금해졌고 그것을 계기로 방향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지 벌써 15년이 되어간다.

TV 일기예보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태풍의 도는 모습이 항상 같은 것도 알 수 있고 재난영화에서 나오는 토네이도의 도는 방향이 일정하다는 것도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된다.

혹시 산에 갈 때 나무들을 잘 살펴보며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북반구의 나무는 대부분 시계방향으로 자라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동안 방향에 대한 이론을 찾고 정리하였지만 모두 일치하지는 않았다. 우리주변의 나무도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자라는 것을 간간히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 주변에 일부 왼손잡이가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인위적인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