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용훈/김지원 학생,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사이공간 재계획 프로젝트

NEXT-STOP, HIGH SQUARE 모형도

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계획부문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NEXT-STOP, HIGH SQUARE(성균관대 나용훈/김지원 학생)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도시 흐름에 따른 공공 공간의 관점에서 재계획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동성의 중심이 되는 교통 공간과 그것이 요구하는 역할에 대해서 ‘FLOW-도시와 건축’이라는 주제를 통해 기존 도시 ‘흐름’과 깊숙이 호흡할 수 있는 ‘확장의 흐름’ 개념을 제안함으로써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했다.

프로젝트 대상지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다. 

이곳은 서울 남부와 각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스트럭처이며 유동인구, 대중교통이 집중되는 장소이다. 또한 현재 대상지는 주변 지역과의 단절, 매연, 소음, 교통체증 등 여러 도시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도시흐름에 따라 공공공간의 관점에서 재계획하여 기존 도시 맥락으로 재편입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젝트의 이름은 다음 정류장을 뜻하는 NEXT-STOP으로 정하였다.

대상지 분석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1975년 서울시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을 하나로 통합하는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또한 70,80년대 강남, 반포지역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슈퍼 블록 중 하나이다. 

1981년 완공 당시에는 버스가 반포상가의 지붕을 타고 3층과 5층 승차장까지 올라가 공중에서 버스를 타는 아주 독특한 건물이었다. 

지하 1층에 지상 10층의 본 건물과 지하 1층에 지상 2층의 하차장 건물로 구성된 고속버스터미널은 1층, 3층, 5층에 승강장이 있고, 지하층에서 5층까지는 다양한 상업시설, 6~8층에는 의류 도매상가, 9층에는 고속버스 관련 사무실, 옥상인 10층에는 승용차 20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옥상 주차장까지 구비된 작은 수직 도시였다. 

보행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26개와 23대, 버스가 타고 올라가는 램프와 옥상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세 개의 주차용 승강기와 함께 하나의 거대한 최첨단 교통시스템이었다.

하지만 5층 승차장은 1988년에 폐쇄되었고, 1992년에는 3층 승차장까지 폐쇄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설계와 시공 문제 때문인데 버스가 타고 올라가는 램프와 승차장이 교량구조가 아닌 일반 건축 구조로 설계되어 버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건물 천장을 보면 기둥과 보를 철판으로 보강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어떻게든 구조적으로 보강하여 사용해보려 했던 절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뒤이어 옥상 주차장마저 버려지면서 최첨단 수직 터미널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껍데기만 남기고 전부 사라지게 되었다.

주변지역현황을 살펴보면 대상지의 주변 지역은 대단위로 개발된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연환경의 측면에서는 북측으로 반포한강공원이 있고, 남측에는 서리풀 공원과 몽마르트 공원이 있으나 그 연계가 원활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문화시설이나 상업시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대상지가 속해있는 블록 전체가 상업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업 시설은 신세계백화점과 지하상가 등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편의시설 외에도 지역주민, 일반 이용자들을 위한 문화시설, 상업시설이 필요하다.

모형 사진

이러한 주변 현황분석에 따라 대지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는 먼저 큰 범위에서의 녹지공간을 연결하는 것이다. 북쪽의 반포 한강공원과 남쪽의 서리풀 공원을 연계하는 큰 축에서의 녹지 공간을 연결한다.

두 번째로는 내부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현재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센트럴시티 사이공간은 주차장으로 가로막혀 있다. 사이공간을 보행하기 편하고 좋은 공간으로만 바꾸어 주어도 블록 내의 전체적인 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자연스럽게 건물과 이어지게 해주는 것이다. 사이공간의 보행환경을 개선해주면서 대상지 내의 건물로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가능하게 해준다면 현재 쇠퇴해가는 고속터미널 건물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변 프로그램과 연관된 프로그램을 넣는다. 주변은 공공건물들과 주거지, 학교 등 다양한 구성요소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문화와 휴식, 운동 공간 등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변 사람들과 터미널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건물의 공실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대상지 지하에 지하철 3, 7, 9호선의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이 있다는 점이다. 환승역 중 일평균 승객수가 6번째로 많은 역으로써 16만 명에 이르는 유동인구가 지나쳐 간다. 하지만 이로부터 유입되는 유동인구가 센트럴시티, 지하상가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지하공간에 집중된 유동인구는 대상지가 가진 문제점과 기회요소를 동시에 보여주는 현상이다.

단면투시도

따라서 본 프로젝트의 기본 방향은 센트럴시티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건물로 분절되어 있는 사이공간을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재계획하고 이용자와 시민을 위한 휴식, 문화의 공간으로 새롭게 재정비하고자 했다.

사이공간 재계획과 주변의 센트럴시티와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지역과의 연계 속에서 도시흐름으로의 재편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디자인 컨셉을 잡았다.

건물 내부의 리노베이션은 프로그램의 구성을 유지하거나, 기존의 프로그램을 변형하거나, 새롭 게 만드는 3가지 방법을 통해서 진행하였다. 지하층부터 지상 10층까지를 저층부, 중층부, 고층부로 나누어 구분을 하였다.

 

단면 및 입면계획

동측 입면

■ 내부 공간의 자연 환기와 자연 채광을 통한 긍정적 이미지 형성

고속버스 터미널은 거대한 교통 공간으로 도시에 남아 있었다. 더불어 높은 층높이로 어두운 실내 공간이 조성되고 환기가 되지 않아서 사용자의 입장에서 낙후된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전층 높이를 관통하는 보이드 콘(VOID CORN)을 통하여 자연 채광이 건물 내부로 유입됨과 동시에 밝은 공간으로 사용자들의 공간 경험을 긍정적으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 기존 블록의 건축물(신세계백화점 및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 연계를 통한 사적/공적 프로그램 활성화, 또한 신세계 백화점과 연결하여 프로그램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반외부 공간은 상업 및 문화 시설의 프로그램이 스며드는 공간으로, 내부의 프로그램이 밖에서도 시각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지하의 교통공간(지하철)을 고려하여 수직적인 보이드로 자연채광을 지하공간까지 유입하였다.

7~8층 한 개, 9~10층을 엮어 두 개의 스포츠 박스 제안.(지역 주민 이용 시설)

■ 입면 계획은 기존 건물의 구조적 특이점을 보존하여 진행하였다. 건물을 구축하는 기둥의 그리드를 존중하여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 박스들은 기본 구조체의 뼈대에 부착되어 입면을 구성한다. 또한 층별로 다른 프로그램 면적을 도입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자 하였다.

서측 입면

■ 스페이스프레임을 통한 반외부 공간의 형성 및 사용자의 시각적 경험을 고려한 투명한 입면 외부 공간을 만드는 사이 공간의 지붕은 스페이스 프레임을 활용하여 기존 구조체의 그리드와 부합되도록 디자인하였다. 또한 나무의 형상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가능한 얇은 부재를 산정하여 시각적인 막힘이 없이 소통하는 입면을 디자인하고자 하였다. 대공간의 특성상 입면이 주는 시각적 투명성은 내부의 프로그램을 외부로 노출시켜 사용자의 다각적인 경험을 충족 시킨다.

6층에는 실내 극장을 두어 활용. 또한 7~10층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는 가변적 공연 및 휴식공간

본 프로젝트가 제안하는 ‘확장된 흐름’은 (1)기존 도시에 단절된 블록 간의 사이공간을 연계하고, (2)교통 환승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흐름을 연결하며, (3)현대인의 다층적 요구를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고밀화시키고, (4)지역 주민의 일상적 교류 공간을 제공해주고자 함이다.

남쪽에서 바라본 모습. 몽마르트 공원에서부터 시작된 녹지의 흐름은 차도가 아닌 인도로 계획하여 도시 전체를 관통하 는 새로운 흐름을 만든다. 또한, 이 건물은 그 흐름의 중심에 위치하여 외부와 긴밀히 연결된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이러한 부분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사이공간에 ‘NEXT STOP, HIGH SQUARE’를 통한 반외부 공간을 제안하여 공동체적 교류 공간을 조성함과 동시에 지역 경계를 허물고 도시 흐름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블록 단위의 흐름 연결은 지역적인 블록 범위의 흐름을 연결함과 동시에 광역적인 범위에서의 도시흐름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본 계획안에서는 이러한 광역적, 지역적 흐름을 모두 파악하여 대상지가 ‘도시 흐름의 중요 노드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블록 사이의 잉여 공간을 활용하여 내부지향적 건축물의 단절을 회복하는 ‘교류의 흐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내부지향적 건물의 프로그램을 고밀화 시켜 교통 환승 시스템의 대기 공간으로 사용함과 동시에 지역 주민의 열린 녹지 공간으로, 유입인구의 상업 및 문화 공간으로써 ‘모두를 위한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중앙에서 바라본 모습. 새롭게 계획된 반 외부 공간은 대공간으로 계획되어 센트럴 시티와 기존 고속버스터미널을 연결 시켜주며 지하철에서의 유입을 더욱 확대한다. 따라서, 이 대공간은 일정부분 비워져 있지만 도시의 흐름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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